“바닥 찍었는지 알았는데, 또 지하가 있네요”
“3천만원 손실나 1년을 버텼는데, 이젠 거의 포기했습니다” (카카오 투자자들 )
카카오의 소액주주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외치며 개미들이 대거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주가 반등 기대와 달리 손실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56만명에 불과했던 카카오 투자자는 204만명(올 상반기 기준)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바닥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새로 유입된 투자자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반등 조짐이 보였던 주가는 오히려 다시 신저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8일 카카오 주가는 6만 8000원대로 마감했다. 최근 8만원대까지 반등했던 주가가 다시 6만원대 신저가 수준으로 추락하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달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조심스럽지만 바닥을 찍은 것 같다” “수천만원 물렸어도 이 악물고 버텼는데 이젠 볕이 드나 싶다” “지난 3개월은 지옥이었는데 큰 고비를 넘겼다고 본다” 등 기대감 일색이였다.
하지만 주가가 다시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울상 일색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전망이 엇갈린다. “바닥에 근접했다”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아직 바닥이 아니다”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큰 폭의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올해 중 강한 반등 계기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무엇보다 경기침체와 함께 카카오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급격한 긴축 사이클이 연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억눌렸던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여기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주가 15만원을 회복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자신의 임기 내에 주가 15만원을 회복하겠다고 장담했다. 남궁훈 대표는 올 상반기 1100만원의 최저 임금을 받았다.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을 회복하기 전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것의 일환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부진한 주식 투자 성적표에 울상을 짓고 있다. 주가와 기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9월 역실적장에 진입하면서 이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조9000억원(유가증권시장 22조6000억원, 코스닥시장 8조3000억원)에 이른다. 개미의 애정을 받은 종목은 삼성전자다. 개인 투자자는 연초 이후 삼성전자 보통주를 17조3660억원, 우선주를 1조690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또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2조3395억원, 1조8400억원 순매수했다.
그 밖에 SK하이닉스(1조3807억원), 카카오뱅크(1조440억원), 삼성전기(1조360억원), 두산에너빌리티(9601억원), LG전자(8213억원) 등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 우려가 겹치며 코스피가 2300대로 내려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부진하다.
삼성전자의 개인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5937원이다. 8일 종가 5만5600원 기준으로 16%가량 손실권이다. 긴축 기조 여파에 성장주 투자 성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올해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평균 30만3494원, 9만715원에 사들였으나 주가는 각각 23만1500원, 6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네이버는 24%, 카카오는 25% 손실권이다.
카카오뱅크의 개인 평균 매수 단가는 3만7167원이지만 8일 현재 주가는 2만5000원으로 추락해 무려 33% 손실을 보고 있다.
그 밖에 삼성전자우(-7%), SK하이닉스(-5%), 삼성전기(-13%), 두산에너빌리티(-10%), LG전자(-15%) 등 개인 순매수 상위 9개 종목이 모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긴축 흐름과 고물가, 경기 둔화 등 겹악재에 국내 기업 이익 전망이 꺾이고 있는 만큼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신흥국 모두 올해 대비 내년도 이익 전망치 하락세가 가파르다"며 "통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이익 증가율에 민감해 현재 글로벌 국가들의 낮은 PER에도 불구하고 저가 매수 기회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 전반적으로 이익 전망치가 꺾이는 상황에서 내년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내년 성장률이 높은 종목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