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관 연구팀 연구 결과
자신의 유형 인지하고 다이어트 계획 수립에 참고하면 도움
세상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고지방 다이어트, 특정 운동 다이어트 등이다. 그렇다면 세상엔 왜 이렇게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존재할까. 아마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라는 다이어트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일 것이다. 다이어트 종류가 다양하면 개인 취향에 따라 다이어트 방법을 고를 수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관 연구팀은 조금 색다른 방식의 다이어트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내가 어떤 성향인지를 먼저 알고 다이어트 방법을 달리함으로서 성공 및 유지 확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총 1047명의 참가자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성격, 충동성, 식탐, 완벽주의 등 개인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이었다. 이후 이들을 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적합한 다이어트 방법을 제안했다.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생각되는 유형의 특성을 참고해 다이어트 전략을 보강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동적인(impulsive) 유형
이들 유형은 신중함 대신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 탓에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충동적으로 반복하기 쉬운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설령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이를 준수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주위에 알리고 격려와 도움을 받으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음식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집안 환경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중력을 기르기 위한 명상도 시도해 볼 수 있다.
▲ 유혹에 약한(temptation) 유형
식탐을 통제하지 못해 과식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체중 관련 걱정은 많지만 다이어트 성공에 대한 믿음은 그리 높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 다이어트에 도전하지만 실제로 체중 감량 및 유지에 성공하는 비율은 그리 많지 않은 유형이다.
식탐 관리가 어렵다면 ‘충동적인 유형’처럼 집 안에서 음식이 눈에 띄지 않도록 치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견과류나 채소처럼 건강한 간식에 입맛을 적응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 생각이 많은(overthinking) 유형
완벽주의와 우유부단함을 함께 지닌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를 비롯해 뭘하든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시작을 미루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불안이나 우울감이 높을 수 있으며, 특히 다이어트에 실패했다고 느낄 때 심해지기 쉽다.
이 경우 심리적인 도움이 주효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는 좌절감이나 패배감에 적절히 대처하는 심리적 태도를 기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은 잠시 내려두고, 일단 도전한 후 피드백을 통해 성장해가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사교적인(social) 유형
대체로 성격이 원만하고 외향적이며 사회적 친밀감이 높은 유형이다. 흔히 말하는 ‘인싸’ 유형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이 되려 다이어트에는 방해가 되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친목 모임이 식사와 함께 진행되는 까닭이다. 자연스레 술, 고지방 음식, 정크푸드 등 섭취 빈도도 늘어난다.
일단 집중적인 다이어트 기간엔 육류 식당 등 유혹을 참기 어려운 장소에서 거리를 두는 게 도움이 된다. 일단 보면 먹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심리여서다. 친구들과 카페 등 되도록 정크푸드와는 거리가 먼 곳에서 만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먹을 식단을 미리 싸서 약속에 나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미식가(foodie) 유형
말 그대로 미식가와 같은 식습관을 지닌 유형이다.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만큼 정량 식사 등 건강한 식습관을 지녔을 확률도 높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데서 만족감을 느낀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식사를 하는 습관이 언제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고열량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유형의 경우 여러가지 건강식을 활용해 다양한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의 주요 실패 요인 중 하나가 ‘다이어트 식단에 질려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건강 식단을 즐기는 재미를 들이면 힘들게 줄인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노출의 계절 여름, 다이어트 보조제의 인기가 뜨겁다. 게다가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다이어트 보조제를 포함한 체지방 감소 식품 시장 규모가 2019년 1449억원에서 2021년 1630억원까지 성장했다. 다이어트 보조제는 다이어트 약과 달리 구하기 쉬워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보조제에 의존하는 습관은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가르시니아, 카테킨 등 성분 종류 다양
시중에 판매하는 다이어트 보조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녹차 추출물, 시서스 추출물, 공액리놀렌산(CLA)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이하 가르시니아)’과 ‘녹차 추출물(카테킨)’이다. 가르시니아는 2015년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량 8위를 기록할 정도였으며,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건강기능식품 판매량 중 가르시니아는 12위, 카테킨은 15위를 차지했다.
가르시니아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열매의 껍질에서 추출한 것으로, 껍질에 함유된 HCA(히드록시시트릭산)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축척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졌다. 또 녹차의 살짝 쓴맛을 내는 카테킨은 지방분해효소 ‘리피아제’를 활성화해 지방 분해를 돕는다고 알려졌다.
◇실제 감량 효과 의문… 부작용 사례도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조제 성분이 체중을 감량하는 데 직접적 효과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의료전문 사이트 웹엠디(WebMD)는 2021년에 가르시니아가 체중 감량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또 1998년에 저명한 학술잡지 JAMA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실험참가자에게 12주간 가르시니아를 섭취하게 했지만, 체중이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킨도 체중 감량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결론낸 연구들이 있다. 2012년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자에게 카테킨을 12주간 섭취한 결과 0.6~1.6kg만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섭취 기간과 비교했을 때 체중 변화가 크지 않으며, 근육이나 수분 손실로도 감소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보조제 성분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르시니아가 급성간염 등의 간 손상과 심장빈맥 같은 심장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또 식품안전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카테킨 섭취 이후 발표된 신체 이상 반응 건수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22건이었으며, 섭취자의 상태 및 섭취량에 따라 간 독성 유발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르시니아 하루복용량은 1일 6g으로 제한하며, 카테킨은 1일 섭취량이 300mg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특히 다양한 성분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는 여러 성분이 합쳐지면서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시중에 파는 다이어트 보조제에는 대체로 여러 성분이 섞여 있다"며 "이로 인해 신체적 부담이 커져 부작용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보조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보조제는 보조적 수단으로 제한하고 규칙적인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박경희 교수는 "보조제는 체중 감량의 보조적 수단으로 두고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