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 앨런머스크, 영국 버진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의 공통점은?
기업가 얼굴 특징을 연구한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은 광대가 튀어나오고 대칭형 얼굴을 가졌다. 이처럼 기업가형인 사람은 광대뼈가 돌출되고 좌우가 대칭인 얼굴형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키프로스 공화국의 사이프러스대학교 연구진은 미국 백인 남성 중 기업가인 사람과 기업가가 아닌 사람을 포함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얼굴 분석 툴을 이용해 기업가인 사람이 가진 얼굴 특징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얼굴 너비-길이 비율, 광대뼈 돌출, 얼굴 대칭 등 세 가지 얼굴 특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결과, 광대뼈가 돌출되고 얼굴 좌우가 대칭인 사람은 기업가일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 너비-길이 비율은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얼굴 특성은 기업가로서 그들이 성공할 지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얼굴 외모는 정치, 비즈니스, 군대와 같이 효과적인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분야에서의 리더 선발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백인 남성 기업가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여성을 포함해 보다 다양한 그룹의 기업가에 초점을 맞춰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굴 특징과 환경적 요인 사이의 상호작용이 기업가가 될 가능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계간 리더십 The Leadership Quarterly≫에 게재됐다.
애플사 창업주 故 스티브 잡스는 독특한 초상화를 한 장 남겼다. 한 컷의 사진이지만 그의 경영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만큼 독창적이고 강렬하다(그림 ➊). 정면을 응시하는 반짝이는 눈빛, 그리고 엄지와 검지를 강조한 그의 손동작으로 미뤄 봐 사진 속에서 스티브 잡스는 ‘유레카(eureka·깨달았다)’를 외치고 있는 듯하다. 사진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 바로 그 순간을 잡아내고 있는데 창조력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앞세운 그를 아주 잘 보여준다.
사실 이 사진 속에는 대기업 총수의 위엄은 온데간데없고 철저히 생각이 많은 아이디어맨의 모습만이 잡혀 있다. 그에 의해 아이디어로 세계를 이끄는 새로운 기업인의 이미지가 창조됐다고 할 수 있는데 이 한 장의 사진이 그것을 압축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잡스 자신도 이 사진이 맘에 들었는지 이 사진을 그의 공식 자서전 겉표지로 삼았다.
기업인을 창작인처럼 그리고 있는 잡스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거의 자동적으로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에 그려진 뒤러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된다(그림 ➋).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두 이미지가 굉장히 닮아 있다. 정면 자세부터 세부를 드러내는 부드러운 조명, 그리고 손동작까지 무척 비슷하다. 뒤러가 살아 있었다면 표절이라고 한바탕 크게 소송을 걸었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가 의도했는지 아니면 모르고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르네상스 시대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년)를 흉내 낸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잡스가 스마트 혁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듯이 뒤러도 전대미문의 새로운 세계를 선구적으로 열어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사실 500년 전 뒤러가 미술계에서 이끌어냈던 업적은 오늘날의 스마트 혁명에 비견할 만하다. 뒤러는 중세의 판화기술을 미술에 새롭게 적용해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그림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유비쿼터스 미술’을 창안해 냈다. 다시 말해 잡스를 예술가적 기업가라고 말한다면 뒤러는 기업가적 예술가라고 평가할 수 있어 둘은 많이 닮았다고 볼 수 있다.
15세기 그림 한 점은 숙련공 석 달 치 월급
뒤러가 활동하던 시기에 미술은 오늘날의 영화와 텔레비전 같은 영상산업처럼 번창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그것을 소유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자그마한 패널화 한 점도 숙련된 임금노동자의 두세 달 치 월급을 웃돌았으니 보통 사람들이 그런 그림을 집에 한 점 걸어놓는 일은 문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뒤러는 이런 시대적 상황을 읽으면서 판화기술을 미술에 적용해 복제 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책을 만들 때 쓰이는 판화 기법으로 미술품을 만드는 것인데 대중들의 관심사와 결합한 주제를 잘 골라 제작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단품 회화 작품보다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판화는 같은 크기의 유화작품에 비해 10배 이상 값이 저렴하지만 판화 기법에 따라 100장 이상도 손쉽게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팔 수만 있다면 판화는 일반적인 미술품보다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는 아주 매력적인 사업이 된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이런 판화 미술 시장을 선도적으로 창출해 나간다. 물론 판화 미술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여기에 뛰어든 작가는 뒤러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뒤러는 대중들의 기호에 맞는 독창적이며 개성 있는 판화를 제작해 경쟁자를 물리치면서 엄청난 성공과 부를 거머쥔다. 그의 차별화 전략은 1498년에 목판으로 제작한 ‘묵시록의 네 기사들’에 잘 드러나 있다(그림 ➌). 동시대 판화가들이 기존에 유행하던 성모 마리아나 성인의 이야기를 담은 판화를 제작했던 반면 뒤러는 이 판화처럼 묵시록이라는 당시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던 종말론적 상황에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작품을 내놓았다.
기독교 세계에서는 1000년 단위와 500년 단위로 종말론이 대대적으로 유행한다. 이 판화가 제작된 시점에도 유럽 땅에는 종말론이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1500년 새해가 되자 “오, 살아 있어 행복하도다”라고 쓴 시가 나왔을 만큼 전 유럽이 1500년에 세상이 끝날까 걱정했다. 뒤러는 바로 그런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읽고 그것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묵시록 연작을 판화로 제작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다.
‘묵시록의 네 기사들’은 요한계시록 6장 1절에서부터 8절까지의 내용을 함축한다. 네 봉인이 열리고 대역병과 전쟁, 인플레이션, 기근을 상징하는 죽음의 기사가 세상에 내려오는 장면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이처럼 성경에서 읽은 이야기들을 판화 속에서 찾을 수가 있으니 대단히 흥미로워했다. 이런 판화를 한 점쯤 사 갖고 보관하면서 자기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자랑했을 것이다.
미술에 ‘브랜드 개념’ 최초 도입한 뒤러
무엇보다 뒤러는 ‘브랜드’라는 개념을 최초로 미술에 도입한 작가이기도 하다. 뒤러는 값싼 작품이라도 작가의 존재감이 선명히 새겨져야 대중을 더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던 것이다. ‘묵시록의 네 기사들’의 아래 가운데에 새겨진 마크가 바로 그의 새로운 서명이자 그의 공방의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그의 이름 머리글자(A+D)를 따서 만든 이 멋진 마크는 이때부터 그의 그림이나 판화에 언제든지 등장하며 작품의 가치를 보장해 준다.
뒤러가 28살에 그린 ‘자화상’은 미술사학자들로부터 너무나 건방지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뒤러의 그림은 스티브 잡스에게 부지불식간 영향을 끼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초상화이지만 사실 이것도 앞 세대에 유행한 그림을 베끼고 있기 때문이다. 뒤러의 자화상은 세상의 창조주로서 예수 그리스도가 축복을 내리는 도상(그림 ➍)과 아주 유사하다. 불경하게도 뒤러는 예수가 들어갈 바로 그 자리에 자신의 얼굴을 집어넣은 것이다. 뒤러의 자화상에서 그는 스스로를 예수처럼 드러내고 있으니 호기가 넘치다 못해 불경스럽다고 할 만한 그림이다. 뒤러는 창작하는 예술가의 사회적 삶이 급격히 변하던 시기를 살았던 인물로서 이 같은 도발적인 그림을 통해 화가의 창조적 역할을 새롭게 인식한 창작인의 각성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뒤러의 초상화를 비교해 봤지만 누가 누구를 베꼈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뒤러 자신도 동시대 작품을 베끼고 있으니 디자인의 창의성 문제는 답을 내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부쩍 답을 내기 어려운 디자인으로 송사를 벌이는 애플사를 보면 스티브 잡스의 빈자리가 아쉽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예술가적으로 살기 위한 삶의 자세를 강조하는 잡스가 남긴 메시지 하나를 결론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창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시점을 미래에 둬야 한다는 메시지다. 요즘 애플사의 경영에 참고가 될 듯싶다.
“창조적인 방식으로, 예술가로 살려면 뒤를 너무 자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한 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또 이것들을 던져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