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오미크론 감소세 속 고위험군 확진자 비중 증가 추세에 관해 "위중증 환자도 하루 1000명 이상 계속 발생하고 있어 경각심을 결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발생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위중증과 사망 최소화라는 우리의 명확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며 "저체 사망자의 30% 정도가 발생하고 있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관리에 한층 더 집중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설 내 감염관리와 신속한 먹는 치료제 투약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이번주 수요일에 운영을 시작한 요양시설 기동전담반 활동을 강화해 기저질환 치료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꼼꼼히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의 4차 접종도 서둘러야 한다"며 "지난해 말 고령층 2차 접종 효과 감소와 델타변이의 확산이 겹치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자체의 노력으로 4차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확진 이력자를 제외하더라도 아직 50% 수준에 불과하다"며 "고령의 어르신들께서 하루라도 빨리, 한 분이라도 더 많이, 4차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분발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난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그동안 확보해 두었던 의료자원이 적절히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방역·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사회적 부담은 줄여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된 방역상황에 맞춰 코로나에 대한 인식과 대응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감염병 등급조정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늦지 않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방역·의료체계 개편과 관련해 "가동률이 20~30% 대로 떨어지고 있는 중등증 병상과 생활치료센터는 지역별 사정에 맞게 축소해나가겠다"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하던 신속항원검사는 다음주부터 중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서는 이를 통해 여력이 생긴 인력과 자원을 신속히 재조정해 감염 취약시설 등에 투입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일반인 고령층 대상 코로나19(COVID-19) 4차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사망과 위중증환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의 약 94%가 60세 이상이다. 전체 위중증환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83%를 넘는다. 정부가 고령층 4차접종을 검토하는 이유다.
국민 반응은 제각각이다. "방역패스 없이 권고사항이면 맞을 사람만 알아서 맞을 것" "4차 맞으면 나중에 5차, 6차 맞으라고 하는 거 아니냐" 등 가지각색이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정부의 최우선 목표가 사망 최소화라면 고령층 4차접종을 서둘러야 한단 주장이 있다. 반면 1년에 4차례 접종은 과하며 불확실한 효과를 고려할 때 권고할 만하지 않단 목소리도 나온다.
먼저 60세 이상 국민에 4차접종을 실시한 이스라엘 연구에 따르면 감염 예방 효과는 약 8주 지속됐다. 4차접종 뒤 4주까지 감염 예방 효과가 3차접종보다 약 2배 높지만, 8주가 지나면 3차접종과 별 차이가 없다. 4차접종의 중증 예방 효과는 6주까지 3차접종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차접종 뒤 6~8주까지 일부 효과가 있지만, 그 효과의 지속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단 의미다.
해외도 4차접종에 대한 접근은 나라마다 다르다. 스텔스 오미크론(BA.2) 확산으로 재유행이 나타나고 있는 미국은 50세 이상에 4차접종을 허용했다. 이스라엘과 프랑스는 60세, 호주는 65세, 독일은 70세, 영국은 75세 이상에 허용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80세 이상 성인에 4차접종을 권고하면서 80세 미만은 4차접종을 고려하기 이르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4차접종에 대한 참여가 비교적 높지 않다. 국내 4차접종 대상자는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과 정신건강증진시설 등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등이다. 약 180만명이다. 현재까지 국내 4차접종 대상자의 접종률은 약 17%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계신 어르신의 4차접종도 서둘러야 한다"며 "고령의 어르신들께서 하루라도 빨리 한분이라도 더 많이 4차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분발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한백신학회장인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 4차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속한 4차접종으로 사망자가 집중된 60세 이상 고령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여전히 하루 확진자는 20만명, 사망자는 300명 이상 나오고 있다"며 "사망자의 대부분이 60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60세 이상은 주로 지난해 11~12월 3차접종을 했다"며 "지금 4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백신 효과가 거의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 최소화가 목표인 만큼 합당한 정책을 써야 한다"며 "지금 거리두기도 안 하는데 고령층 생명을 지키기 위해선 4차접종을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유럽도 고령층 4차접종을 신속하게 결정했다"며 "백신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우린 언제까지 검토만 할 건가"라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 연구를 보면 4차접종이 중증 사망 예방 효과는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며 "지금 백신도 넘치는데 시급하게 4차접종에 사용해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접종의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힘들다며 권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백신으로 사망자를 줄이려는 정책보다 치료제 투여 확대로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천 교수는 "1년에 4번 접종은 너무 과하다"며 "백신은 맞으면 맞을수록 인체 면역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분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접종 효과는 8주뿐인데 백신의 예방 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는 걸 오미크론이 증명했다"며 "나라에 백신이 많다고 맞으라고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몇 번을 더 맞는다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2차접종 뒤 감염된 사람에 대한 3차접종도 마찬가지로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미 많은 국민이 감염됐는데 백신을 또 맞으라 해서 맞을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백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투여할 수 있게 관련 지침을 정비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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