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이어진 CJ대한통운 파업여파 반사익
CU끼리 택배 올들어 전년보다 188% 급성장
반값택배 길을 연 GS25도 40.5% 신장
한국투자증권은 18일 CJ대한통운(127,500 -3.41%)에 대해 노조의 파업으로 이한 손해와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6만원으로 20% 낮췄다. 다만 향후 풀필먼트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신사업 추진에 따른 모멘텀이 남아 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작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올해도 택배단가 인상을 예고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예정”이라면서도 “노조 불확실성이 이런 성과에 대한 정당한가치 평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60여일만에 파업이 일단락됐지만, 택배노조는 이미 수차례 사회적 합의를 번복했던 전례가 있어 향후 정부의 개입 없이 CJ대한통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파업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1분기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국투자증권은 전망했다. 계절적인 비수기에 택배노조의 파업 영향이 겹치면서 직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들 것이란 추정치다.
다만 1월에 택배 운임을 추가로 인상한 데다, 파업 종료 이후 물량이 빠르게 회복돼 하반기부터는 다시 사상 최대 영업이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최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이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택배 성장 프리미엄을 대신할 모멘텀을 찾는 일”이라며 “상반기까지는 파업에 대한 후속조치와 함께 신성장동력이 어떻게 가시화되는지 지켜보라”고 권했다.
올 들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편의점 ‘반값택배’를 통한 거래를 희망한다는 글이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중고거래가 활성화되자 가격이 저렴한 반값택배로 소액 물품을 거래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다. 특히 올해는 지난 두 달여간 이어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 총파업 여파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편의점 택배가 합리적인 가격, 높은 접근성, 자체 물류 인프라 등 ‘3박자’를 고루 갖추면서 서비스 개시 2년여 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점포 간 택배는 택배의 접수, 배송, 수령 등 처음부터 모든 서비스의 절차가 편의점 물류 인프라를 통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편의점은 물건을 판매만하는 공간이 아닌 동네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CJ대한통운 총파업이 진행 중이었던 올해(1월 1일~3월 15일) ‘CU끼리 택배’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7.8%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재 CU는 ‘CU끼리 택배’ 물류를 보관하는 부지를 추가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자체 택배 서비스 ‘반값택배’를 먼저 선보인 GS25는 같은 기간 40.5% 신장했다.
편의점을 통해 택배를 발송하고 수령하는 편의점 택배 서비스 신장은 새로운 편의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영향이 컸다. GS25가 ‘반값택배’를 이용한 고객 3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반값택배를 이용하는 목적은 중고거래(72%), 선물배송(21%)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79%는 여성이었다. 연령대별 구성비는 20대 44%, 30대 3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반값택배 활성화로 편의점 점포의 부가 수익도 늘어났다. GS25는 ‘반값택배’ 접수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이 GS25 매장 내 상품을 추가 구매한 것으로 확인했다. GS25 관계자는 “반값택배가 고객 편의성과 가맹점 수익을 동시에 증진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간 택배는 전국 물류네트워크를 활용해 편의점에서 접수한 택배를 고객이 배송 지정한 편의점 점포에서 찾아가는 신개념 택배 서비스다. CU는 5㎏ 이하, GS25는 10㎏ 이하 소형 택배만 취급하며 배송기간이 최소 2일, 평균 3~4일로 일반 택배보다 하루에서 이틀 느린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최소 운임은 CU는 1㎏ 이하 기준, GS25는 500g 이하 기준 1600원이다. 1㎏g 이하 일반 택배의 운임이 최대 4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택배보다 60%가량 더 저렴하다. 토요일·공휴일에도 접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