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사용자의 메타 이용 시간이 줄고 정책 환경이 악화한 탓이다. 같은 이유로 올 1분기 실적 성장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메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3% 가까이 폭락했다.
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1분기 매출을 270억∼290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 301억50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메타는 매출 전망하향의 배경으로 “과열 경쟁”을 언급했다. 또 페이스북 등 메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에서 광고수익이 적은 짧은 동영상의 인기가 높아진 점도 매출 전망을 낮게 제시한 이유로 꼽혔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36억7000만달러 매출로 시장 예상치(334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주당 순이익은 3.67달러로 월가 추정치(3.84달러)를 하회했다.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수직 하락했다. 시간외 거래가 20%대 폭락세로 마감할 경우 2012년 주식 상장 이후 최대 낙폭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9억 3000만 명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19억 5000만 명을 밑돌며 사상 처음으로 일일 활성 사용자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실적에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한국시간 3일 오전 8시 기준 22.91%까지 떨어졌다.
이런 부진한 실적은 정책과 이용자, 광고 등 메타의 경영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탓이다. 메타는 “애플 iOS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 변경과 거시경제적 문제를 포함한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경영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이 앱 이용자가 허용해야만 앱 개발자가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며 메타가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미 상원이 빅테크 규제법의 일종인 ‘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 법’을 처리하고 있는 점도 메타에게는 악재다. 이 법이 통과되면 대형 IT 기업은 플랫폼에 자사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노출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메타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광고주의 비용이 늘어난 점이 부진한 실적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사람들의 (이용)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용자들이 뉴스피드보다 수익성이 낮은 릴스(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점점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옛 페이스북)가 예상을 하회하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재산이 29조원 가까이 증발했다고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순자산은 이날 종가 기준 1210억 달러(약 145조8800억원)이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가 폭락하면서 970억 달러(약 116조9500억원)으로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하루 240억달러(약 28조9300억원)의 자산이 감소한 것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했다.
통신은 나스닥 시장 정규 거래 시간에도 메타 폭락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한다면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저커버그가 전 세계 10대 부자 명단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두 자릿수 하락이 유지된다면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약 1906억 달러)보다 더 많이 증발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메타의 주가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 정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발표 이후 폭락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새로운 이용자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월간 이용자가 29억 1000만명에 그친다고 밝혔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은 3.67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3.8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순이익은 10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112억2000만 달러)와 비교해 8% 감소했다.
메타는 이날 정규 거래 시간에 전날보다 1.25% 오른 323달러로 장을 마쳤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미국 동부 시각 기준으로 오후 8시 22.89% 하락한 249.05달러를 기록했다.
저커버그의 29조원 증발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뒤를 잇는 최고 액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자신의 보유 지분 10% 판매 여부를 묻는 질문을 트위터에 올렸고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그의 재산은 하루 사이 350억 달러(약 42조1750억원)가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