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 다시 세울 것”
다른 후보자엔 “모두가 단결해야” 원팀 요청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직전 호칭은 ‘전 검찰총장’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제1야당의 후보가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에 맞서는 검사’로 명성을 얻은 그는 문재인 정부와의 불화를 자산으로 삼아 스스로가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교수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성장기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붙었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8년 만에 사표를 내고 대형 법무법인에 들어갔지만 1년 뒤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검찰청에 방문해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친 짜장면 냄새가 예전 밤샘수사하던 향수를 자극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통 검사로서 요직에 배치됐고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4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의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됐다. 본인이 “운명이었다”고 말하는 수사다.
채 총장 낙마 뒤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 수사를 강행했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했고 “사람(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충성하는 것 아니냐”는 정갑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질책성 질문에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골검사’의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고검으로 좌천되며 한직을 떠돌던 그는 박근혜 정권이 저물던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에 합류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의 선두에 선 그는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하지만 검찰총장 임명 직후인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를 수사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밀월’이 한순간에 깨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극한 대립 과정은 역설적으로 윤 전 총장이 정치적 몸집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0월 대검 국정감사장은 ‘정치인 윤석열’의 가능성을 높인 자리였다. 그는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선택적 의심 아닌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날을 넘겨 진행된 국감에서 그는 ‘정치 참여’ 여부를 묻는 질의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검찰조직 수장의 ‘레드라인’을 넘는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헌정 사상 초유의 징계 대상이 된 검찰총장에게 ‘반문재인 여론’의 지지가 모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검찰총장은 퇴임 뒤에도 정치를 멀리해야 한다는 당위도 ‘정권 교체 열망’ 속에 흐지부지됐다. 그는 지난 3월 총장직을 돌연 사퇴한 뒤 6월29일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직접 작성한 대선 출마 선언문에는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동시에 겨눴던 검사 시절 이력으로 ‘법치와 공정의 상징’이 된 것이다.‘정치인 윤석열’은 ‘검사 윤석열’에 모인 기대치를 밑돌았다. 숱한 설화로 국정철학의 빈곤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샀지만 그에게 집중된 정권교체의 열망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못했다. 치열한 경선 끝에 기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우뚝섰다. 4개월 경험의 초보 정치인이 40년 전통의 제1야당을 접수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하며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일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바라는 민심은 정치신인인 저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며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에 지명된 후 ‘정권 교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수락 연설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선출을 두고 “정치권 눈치 안보고, 공정한 기준으로 사회 구석구석 만연한 특권과 반칙을 바로 잡으라는 명령”이라며 “대장동 게이트에서 보듯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고 기성 정치권의 개혁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면서 자신을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월29일 정치참여 선언을 할 때도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어떤 정치공작도 국민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윤석열은 이제 한 개인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고발사주 의혹 수사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본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는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또 다시 편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무도함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함께 경선을 치른 후보자들을 향해서는 “이제 우리는 원팀이다.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면서 “정권교체의 사명은 저 혼자 이룰 수는 없다. 모두가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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