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
유흥업소 실장 메시지
故 이선균이 사망한 가운데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 내용이 화제다.
28일, 보도 매체 디스패치는 이선균의 마약 혐의를 폭로한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경찰에 대해 언급하는 보도를 전했다.
디스패치는 “술집 마담 A 씨에 대한 마약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선균 이름을 건졌고, 제대로 내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라고 전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마약 6범이자 이선균 협박범으로 지목된 A 씨의 말만을 믿은 경찰의 섣부른 수사가 짐작되는 상황이다.
특히 디스패치는 이날 보도에서 A 씨가 “선균 오빠한테 선수 쳐서 ‘나 해킹당해서 협박당하고 있어서 이미 5천 뜯겼다’ 이럴까?”라며 이선균에게 돈을 갈취할 계획을 하는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실제로 A 씨는 이선균에게 해커의 협박을 이유로 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A 씨의 메시지에는 “나 쉬어야 하니까 (이선균에게) 3억 받아야지”, “나보고 OO 언니가 3억 양아치래. 5천만 받으래”, “응. (돈 받고) 한 달 잠수. (이선균은) XX 되는 거지” 등의 내용도 담겼다.
또한 디스패치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이선균이 억울했던 조서 내용의 진실도 전했다.
공개된 조서에는 “김 씨에게 ‘왜 코로 약을 먹냐? 이상한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코로 하는 게 효과가 빠르다. 오빠도 궁금하면 해봐’라고 말해서… (김 씨) 친한 의사 오빠가 처방해 준 수면제라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빨대를 이용해 가루를 흡입하는 걸 봤다’라는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선균을 소환해 19시간 조사를 한 경찰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선균은 마약 혐의에 따른 3차례 경찰 조사 후 27일,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배우 문정희가 삼십년지기인 이선균을 떠나보내며 남긴 글이 여럿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문정희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구를 잃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선균은) 19살에 만나 거의 30년이 된 친구"라며 "어떤 모습이어도 서로 응원하며 힘이 돼줬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사망 비보에 문정희는 "죄책감과 분노가 교차로 치민다"며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에서 자유하길... 평안하길... 그리고 행복하길 기도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오랜 친구를 잃은 슬픔에 빠진 문정희를 위로, 함께 아파했다.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안타깝고 화가 치미는 마음을 동감합니다", "정말 어떠한 표현으로도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쉬운 마음입니다", "너무 슬픕니다. 슬프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더 슬픕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가족과 친구들, 동료는 더 큰 슬픔 속에 계시겠지요... 좋은 사람은 왜 항상 가장 빛날 때 먼저 데려가는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모두의 평안을 빕니다", "편안히 잠드시길..."이라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1기 94학번 동기인 문정희와 이선균은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문정희가 대학 졸업 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 이선균이 그의 손을 끌어줬다는 일화는 방송을 통해서도 공개된 바 있다.
문정희가 2021년 MBN 예능 프로그램 '더 먹고 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대학 졸업 후 작품 오디션에 지원했다가 수백 번의 고배를 마셨다. 어떤 때는 캐스팅이 됐다가 불합리한 이유로 번복되기도 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프랑스로 도피 유학을 떠났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지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토록 열망했던 연기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동기인 이선균의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당시 '록키 호러 픽쳐 쇼'라는 뮤지컬에 출연 중이었던 이선균이 '상대 역할 자리가 비었다'며 캐스팅 제안을 해왔고, 처음엔 부담감 탓에 거절했던 문정희는 '와서 꼭 하면 좋겠다'는 이선균의 부탁에 마지못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때만 해도 공연 끝나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첫 공연 날 무대에 오른 문정희는 꽉 찬 관객석과 사람들 환호에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내가 왜 무대를 떠났지?'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고, '연기하고 싶잖아. 근데 왜 프랑스에 가 있니?'라며 스스로 되물었다고 한다.
문정희는 당시 일을 회상하며 "무대에 오르는 순간 울면 안 되는 장면인데 너무 눈물이 났다. 그리고 다시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선균처럼 저를 도와주는 많은 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좋은 에너지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지난 10월부터 경찰 조사를 받아 온 배우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선균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차려졌다. 연예계 동료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