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보다 효과 좋은 건 물·이온음료

연말연시엔 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피하는 게 최고인 알코올이지만 대다수 송년회가 술자리인 탓이다. 다음날 숙취를 이겨내려고 알고 있던, 또는 주변에서 추천한 간에 좋다는 방법들을 시도해본다. 그런데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오히려 간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안 취하려고 주량 늘린다? “그만큼 간 손상된다는 뜻”
숙취를 줄이거나 술자리에서 맨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주량 늘리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음주량을 늘리면 주량이 늘어날 순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간 손상 정도도 커진다. 술을 잘 마신다는 건 결국 숙취가 덜하다는 것이고, 이는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에서 잘 분해한다는 것이다. 만성 음주자의 경우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 외에 비대해진 시토크롬과 같은 다른 효소들도 동원되는데 알코올 분해가 잘 돼 숙취가 적을 순 있다. 하지만 해당 효소들은 알코올을 분해하며 동시에 간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만든다. 주량 증가는 그만큼 간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다.
가장 위험한 건 블랙아웃이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은 과음을 즐기는 사람이 자주 겪는 현상이다.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높은 수준으로 도달하거나 공복에 술을 마실 때 주로 나타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희 교수는 “블랙아웃은 술로 인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회로가 술로 인해 차단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덜 취하는 하이볼, 폭탄주, 오히려 더 빠르게 취할 수 있어
위스키에 탄산수를 넣고 희석한 하이볼이나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희석주의 공통점은 알코올 농도가 10~15%라는 것인데 인체에서 알코올이 가장 빨리 흡수되는 농도다. 게다가 희석주는 쓴맛이 약한 경향이 있어서 빠르게 먹게 되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의 증가 속도도 덩달아 빨라져 심한 숙취를 유발할 수 있다.
◇숙취해소제 맹신 대신 물·안주 활용을…
숙취 해소의 핵심은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숙취해소제나 숙취해소음료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와 관계가 없다. 단순히 위장관 내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알코올 대사를 촉진해 체내 흡수되는 시간당 알코올 농도를 낮출 뿐이다. 알코올로 인한 위장관 손상을 방지하고 포도당과 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피로감, 두통 등을 다소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순 있다.
숙취해소제보다 효과가 좋은 건 물이다. 술자리에서나 그 다음 날 많이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김정희 교수는 “과음을 할 경우 알코올 분해에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며 “이로 인해 탈수, 대사성 산증 등으로 숙취가 더 오래가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음료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장에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어주는 안주도 마찬가지다. 단 기름진 안주의 경우 술로 인한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한다. 생선이나 콩류 같은 단백질과 과일, 야채 등 알코올로 인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을 안주로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알코올 과다 섭취 한 번이 간 이식으로 이어지기도… “항상 경계해야”
한편, 술이 간질환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절대적인 알코올 섭취량이 중요하다. 조금씩 자주 먹든, 한 번에 많이 먹든 알코올 섭취량이 같다면 알코올성 간질환의 위험성도 똑같다. 다만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는 단위 시간당 분비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술자리 사이에 최소 2~3일의 간격을 두는 게 좋다.
우리나라에서 권고하는 위험음주, 즉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는 주량은 일주일에 남성은 소주 3분의 2병, 여성은 소주 반병이다. 여성은 간의 크기와 알코올 분해 효소의 분비량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적은 양의 알코올로도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기저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한 잔의 술도 간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김정희 교수는 “심한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적응증이 된다면 스테로이드 치료로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고 지속적인 악화를 보이는 심한 간염, 간경변의 경우 간 이식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평소 과한 음주를 자제하고,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 간경병이 있는 경우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송년회'로 거리가 분주한 가운데 숙취해소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회식으로 지친 직장인들이 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상품을 찾으면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숙취해소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연말에 몰린 회식으로 지친 간 건강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해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셈이다.
대표적으로 숙취해소 음료와 숙취해소제(환) 상품 매출이 편의점 4사 모두 크게 늘었다. GS25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관련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37.6%,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도 각각 전년 대비 16.8%, 12.7%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숙취해소 음료와 숙취해소제 판매가 전년보다 각각 30%, 50% 늘었고 이마트24는 숙취해소 관련 상품 매출이 22% 뛰었다.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꿀물 등 숙취해소 관련 상품 판매도 오름세를 보였다. GS25는 이 기간 꿀물 매출이 74.4%나 올랐다.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으면서도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꿀물 판매가 급증한 셈이다. 뒤이어 초콜릿(51.8%), 이온음료(33.7%), 초코우유(31.3%) 등 숙취를 해소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상품들의 판매가 늘었다.
CU와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꿀물 판매가 각각 19%, 30% 늘었다. 이 외에 이온음료(9.1%), 초코우유(18.3%) 등 상품이 잘 팔렸다. 특히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컵라면(50%), 컵아이스크림(50%), 컵얼음(20%) 등 해장을 위해 먹는 상품들의 판매가 증가했다. 술을 마신 뒤 간단히 속을 채우기 위해 라면, 아이스크림 등을 먹는 문화가 반영된 결과다. 이마트24에서는 외출 필수품으로 떠오르는 '핫팩' 매출이 88% 오르기도 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각종 모임이나 회식 등 잦은 술자리가 이어지며 숙취해소제와 숙취해소 음료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꿀물(전통음료), 아이스크림, 초코우유 등 매출도 동반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강 한파 속 또 지하철 운행 중단…출근길 시민 분통 2시간 걸렸다…한파 속 지하철 3호선 화재
버스 등 갈아타려 혼잡…집으로 돌아가 차 갖고 나온 시민도 약수∼구파발 구간, 선로 화재로 운행 중단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약수역∼구파발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화재로 2시간
hoonseu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