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겠다고 독하게 다짐하고 다이어트를 잘 하던 사람도 불현듯 일반식을 먹거나 제한하기로 했던 음식을 ‘한 입만’ 하다가 음식에 대한 집착과 강박이 폭주하는 경우가 많다. 식탐을 참지 않고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 먼저 식욕에 대한 관점부터 점검해보겠다.
내가 내 뇌 속에 ‘먹고 싶다는 생존 욕구를 가진 아이’를 키운다는 관점으로 보는 거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의 기본인 애착에 대해 살펴보겠다.
애착 사례 1
부모가 평소에 아이의 표정이나 울음 등 신호를 잘 읽고 반응을 잘 해주면 안정애착 관계가 만들어진다. 아이를 혼자 방에 두고 부모가 나갔다가 돌아올 때 아이가 울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며 안아서 달래주고, 안정되면 아이는 곧 다른 놀이를 한다. 이런 아이는 커서도 자신의 감정을 대체로 잘 조절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한 편이라고 한다.
애착 사례 2
그런데 부모가 평소에 아이의 신호를 무시하거나 신호에 반응하는 태도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아이는 부모가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 부모를 두려워하는 회피애착, 집착, 혼란애착 등의 양상을 보인다. 이 아이는 커서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스트레스장애를 가질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내 몸과 식욕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식욕 사례 1
내가 내 몸의 배고픈 신호와 배부른 신호에 잘 응답해서 먹거나 그만 먹는 때를 잘 맞추면 나와 식욕이 원만한 균형 관계를 이룬다. 내 몸도 음식에 대해 안정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섭취한다.
식욕 사례 2
그런데 내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지나치게 음식 섭취량을 줄이며 배고픈 신호를 무시한다든지, 혹은 참다가 폭식해서 배부른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고 과식하기를 반복하면 몸은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어 신호체계의 질서가 깨진다. 심리적으로는 먹어도 먹지 않아도 불안하고 만족을 모르는 상태가 된다.
뇌의 기준에서 보면,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정하고 조절하는 내(대뇌피질)가 ‘에너지가 필요해, 배고파’ 또는 ‘에너지가 충분해, 배 불러’라는 신호(시상하부)를 무시하다 보니 몸이 반항하는 것이다.
식욕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부모가 아이의 신호에 적절히 반응하면 아이가 안정되듯 몸의 신호를 존중하는 것이 식욕 조절의 핵심 포인트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몸과 뇌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아 배가 고프구나’, ‘배가 부르구나’ 하며 상태를 느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내 안의 식욕이라는 아이가 스트레스에 눌리지 않도록 존중하고 달래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➊ (물 반컵을 준비하고) 식사 전, 위장을 네 손가락으로 꾹 누르기
➋ 누른 상태에서 가만히 맥박을 느껴보기. 맥박이 뛰는 것을 뇌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➌ 이제 손바닥을 위장 부위에 얹기. 따뜻한 손의 온기가 위장에 전달되는 것을 느낀다. 손이 너무 차면 손을 좀 비벼서 따뜻하게 한다.
➍ 위장이 불편하거나 아픈 곳이 있으면 가볍게 두드리면서 숨을 내쉰다.
➎ 자신이 느끼는 몸의 상태를 몸에게 이야기한다. 이는 내가 내 몸과 소통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의 하나이다.
➏ 위장에 손바닥을 댄 채로 물이나 차를 한 모금 마신다. 음료가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낀다.
➐ 이제 식사를 시작한다. 입에 들어가는 음식과 위장이 의식되면서 식사하는 느낌이 이전과 다른 느낌이 든다.
지방이 있어야 근육 형태가 크게 잘 잡히고, 지방을 빼면 근육도 줄기 마련이다. 마음 같아선 근육만 키우고 싶고, 지방은 빼고 싶은데 말이다. 그나마 다이어트 중 근 손실을 막으려면 단백질을 하루 섭취 총열량의 20%만큼 섭취하면 된다.
◇단백질 챙기면, 근 손실 적어
최근 단백질 섭취를 약간 늘리면 근육 손실을 막으면서 체중은 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은 다이어트 중인 성인 20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총열량의 18%를, 다른 그룹은 20%를 단백질로 섭취하도록 했다. 모든 참가자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고, 500kcal를 줄인 식단을 실천하며 살을 빼고 있었다. 6개월에 걸쳐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의 체성분을 평가한 결과, 두 그룹은 비슷하게 체중을 약 5% 정도 감량했지만, 단백질을 많이 먹은 그룹에서 근 손실량이 적었다. 연구팀은 "이상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 식단의 단백질 성분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연구"라며 "고단백 그룹은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 설탕 등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녹색 채소는 더 많이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 콩팥에 부담 줘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하려면 단백질을 하루 총열량의 20%만 채우는 것이 좋으며, 이 이상 채우는 것은 콩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인 단백질 적정섭취비율은 하루 섭취 열량의 7~20% 정도로 정해져 있다. 체내 들어온 단백질은 대사되며 몸속에 질소산화물을 남긴다. 이 물질은 콩팥을 거쳐 분비되는데, 단백질 섭취가 늘어 질소산화물이 많아지면 콩팥에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만큼 무리가 갈 수 있다. 특히 이미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백질을 과다 섭취했을 때 콩팥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콩팥 질환자라면 단백질 섭취량을 일반인의 60~70%로 조절하는 게 좋다.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전엔 콩팥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콩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하기 힘든데,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기능이 이미 떨어진 상태에서 발견되곤 한다. 실제로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성인 7명 중 1명은 콩팥에 기능 이상이 있으나,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