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의료진 공동 연구…"예방접종이 '롱코비드' 후유증도 줄여"
백경란 "제한조치 없는 첫 유행…기업, 자발적 방역 동참해달라"
방역 당국이 최근 물을 뿌리는 형태의 대규모 공연 후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사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물을 뿌리는 형태의 대규모 공연 이후 확진됐다는 제보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에 “해당 상황은 인지하고 세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현재 어떤 행위가 위험요인이 될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군중 행사나 대규모 콘서트의 경우 감염이나 전파 기회가 증가한다. 전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실외 활동이라도 방역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 싸이는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면서 진행되는 형태의 콘서트 ‘흠뻑쇼’ 투어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콘서트 진행 소식이 전해지자 방역 당국은 지난 6월 물을 뿌리는 축제나 행사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마스크가 젖으면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싸이 기획사 피 네이션 측은 코로나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공연 시작 전 공연장 전체 소독 및 모든 관객에게 방수 마스크 1장과 KF94 마스크 3장을 제공해 공연을 진행키로 했다. 또 공연 중 관객들에게 마스크 교체를 안내하고 있다. 흠뻑쇼는 지난 9일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수원, 부산, 대구, 강릉, 여수 등 총 7개 도시에서 열린다.
한편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에는 흠뻑쇼에 다녀온 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에 한 네티즌은 ‘흠뻑쇼 코로나 확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카가 지난 주말 흠뻑쇼 서울 공연을 다녀오고 코로나 확진됐다”며 “젊은 애들 인증샷 찍는다고 마스크 벗고 난리도 아니었고 그날 흠뻑쇼 갔던 사람들 확진자 계속 나온다. 정말 이대로 전국투어해도 되는 건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면역 회피력이 강하고 전파가 빠른 'BA.5'변이바이러스가 사실상 우세종이 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2차접종을 받은 사람은 미접종자에 비해 감염 후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절반 이상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6일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민관 공동연구 중 '예방접종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후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도에 대한 분석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내에서코로나19에 감염된 성인 23만여명을 대상으로 확진 이후 급성심근경색과 허혈성뇌경색 발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2차접종군은 미접종군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52%(신뢰도 95%, 신뢰구간 6~75%) 낮게 나타났다.
허혈성뇌경색 발생 위험은 60%(신뢰도 95%, 신뢰구간 37~74%) 낮았다.
이번 연구에는 건보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 김영은 박사,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 성균관대학교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JAM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위험도를 주요 변수인 성별, 연령, 기저질환, 과거 감염력, 위중증 여부 등에 따라 보정해 이런 분석을 내놨다. 조사 대상 확진자 중 미접종군이 2차접종군에 비해 젊고 기저질환(지병) 유병률이 낮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감염·중증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은 있었지만, 감염 이후 합병증 발생 위험도 줄인다는 결과가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 기반 연구로 확인됐다는건 큰 의미가 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 학술기관과 협력해 진행 중인 코로나19 빅데이터 기반 연구로 예방접종 효과가 입증되고 필요성에 대한 신뢰할 만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백 청장은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모임인원이나 시간제한 같은 일률적 제한조치 없이 맞는 첫 번째 재유행"이라며"이라며 "방역 참여와 연대로 재유행 위기를 넘고 지속가능한 일상을 회복하도록 공동체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출장과 회식을 자제하고 비대면 영상회의와 재택근무를 강화하는 등 자체적인 방역 강화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개개인의 안전과 사업장을 보호하기 위해 거리두기에 동참한다면 이번 위기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최근 4명의 국내 확진 사례가 나온 BA.2.75 변이(일명 켄타우로스 변이)의 우세화와 관련해서는 "BA.5를 넘어서 우세종이 될 것인지, 아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전에 '델타 플러스'라는 변이가 나왔을 때 우세종이 되지 못하고 지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하반기 재유행 극복을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일상회복을 이어가면서 현재의 유행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우리 국민분들의 적극적인 일상방역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외출·만남 줄이기와 대규모 행사 참석 및 여러 사람이 모이는 밀폐된 시설 방문 자제를 비롯해 개인방역수칙 준수와 일상적 공간의 주기적인 환기·소독 실시, 확진자 7일 격리의무 준수,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원격수업 등 적극 활용 등을 권고했다.
질병청과 의협은 "동네 병·의원이 중심이 돼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먹는 치료제 처방률을 제고하고 처방 편의를 위한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