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NFT 추락
美긴축-증시 폭락에 연쇄 충격… 비트코인 심리선 2만달러 붕괴
업계 채굴 전기료 감당못할 수준… 이더리움도 한때 896달러 추락
WSJ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 생태계 전체 무너지나 우려도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 하락하며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에서 최고점이던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노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어지러운 모양새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BTC)는 한 때 1만7000달러대로 추락하는 등 크게 흔들렸지만, 다시 2만달러대로 상승하는 등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오전 9시 코인360을 기준으로 비트코인(BTC)은 하루 전보다 7.63% 급등한 2만48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잇단 악재로 지난 19일 한 때 코인360 기준 1만8041달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만780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이 2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20일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빠르게 회복했다. 20일 아침에는 다시 2만달러 벽을 넘어섰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1% 상승한 2664만원대에 거래되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13.31%나 폭등해 1123달러로 올라섰다. 바이낸스코인(BNB) 역시 8.81% 급등한 214달러, 솔라나(SOL)는 8.22% 오른 34.13달러, 리플(XRP)은 5.67% 급등한 0.32달러, 에이다(ADA)도 5% 이상 올라 0.48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주말 동안 큰 낙폭을 기록한 탓에 투자자 입장에선 회복세가 더디게 느껴지기도 한다.
1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셀리니 캐피털의 조르디 알렉산더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패닉 셀링을 멈추고 비트코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대형 투자자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로 돌아설 것인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