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나 공부를 할 때 커피를 마셔야 능률이 오르는 건 기분 탓이 아니다. 커피에 든 카페인이 뇌 부위 간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인지 기능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및 고려대 합동연구진은 카페인이 뇌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21명의 실험 참가자들은 67mg의 카페인이 든 캔 커피를 마시기 전후로 ▲집중력 ▲작업 기억력 ▲집행 기능 ▲기억력 등을 측정하는 검사를 수행했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연구진은 이들의 뇌파를 측정했다. 모든 실험 참가자는 테스트를 받기 최소 24시간 전부터 카페인을 비롯해 정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분을 일절 복용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 커피를 마신 후에 실시한 신경 인지 검사의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파를 측정했을 때 뇌의 각 부위를 잇는 연결망이 활성화된 사람일수록 검사 결과가 좋았다.
인간의 뇌는 작은 신경망들이 연결돼 이룬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다. 각 부위 간 연결이 원활해지면 뇌 전체의 효율도 향상된다.
커피를 마시면 신경 인지 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카페인 덕에 뇌의 각 부분이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효과를 차단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다만, 카페인이 뇌의 연결망을 변화시키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규칙적인 커피 음용 습관 뇌활동 자극해 집중력과 주의력 향상에 도움 … 스트레스 강화하는 ‘양날의 칼’ 역할도
매일 규칙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집중력을 높이고 운동 제어 및 주의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실제 커피 음용 후 뇌의 일부에서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23일 미국 인터넷 의학매체 WebMD는 누노 수사(Nuno Sousa) 포르투갈 미뉴대(University of Minho) 교수팀이 20일 분자정식학(Molecular Psychiatry)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소개하면 이 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커피가 인체에 주의력, 수면, 기억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력과 다른 질병의 출현과 건강한 노화 기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만성적인 커피 섭취가 뇌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연구 대상은 하루에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규칙적인 커피 음용 후 뇌의 일부가 평소보터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전문가들 중에서는 커피로 인한 뇌 활동 증가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우려를 표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J. W. 랑어(J. W. Langer)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학약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습관적인 커피 소비 습관이 뇌를 자극해 더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주의력과 집중력을 올려줄 수 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를 높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