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尹 후보 시절 1호 인사· 장제원 尹 당선인 1호 인사
정진석·윤한홍과 함께 ‘원조 윤핵관’
김은혜·서일준 등 선대본부에 친이계 다수
권영세·원희룡·이철규·윤재옥 등 新 윤핵관
전주혜·이만희·김병민·이용 등 수행단과 최지현 등 김건희 측도
정점식·유상범·주진우 등 법조, 이철우·이종찬·김성한 등 인맥도
전체 유권자의 3%만 모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얻으면 100% 대통령에 당선된다. 대선 때마다 전국 표심을 정확히 대변해온 충북 표심은 20대 대선에도 적중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7번의 대선(13~19대)에서 지역 최다 득표자와 당선자가 일치한 광역 시도는 충북, 경기, 인천, 제주 등 4곳이다. 한데 이들 4곳 중 이번 대선 승리자를 맞춘 곳은 충북뿐이었다. 충북 민심은 윤석열 후보(득표율 50.67%)의 손을 들어준 반면 경기, 인천, 제주는 이재명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를 준 것이다.
충북은 이로써 8차례 직선제 대선에서 지역 1위 후보를 당선자로 배출한 유일한 지역이 됐다. ‘충북 승리=당선’이란 공식이 계속 유효한 셈이다.
특히 충북의 수부인 청주는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까지도 정확히 맞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주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흥덕구의 이번 대선후보별 투표율은 각 후보의 전국 득표율과 거의 일치했다. 이 선거구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48.13%(7만7,952표), 이재명 후보는 47.50%(7만6,940표)를 각각 얻었는데, 이는 두 사람의 전체 득표율(48.56%, 47.83%)과 불과 0.33~0.43%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충북 유권자 수는 20대 대선 기준 136만4,649명으로 전국 유권자(4,416만8,510명)의 3.1%로,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7번째로 적다. 그럼에도 충북이 ‘대선 족집게’ 역할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지정학적 요인을 꼽는다. 수도권과 영호남의 중간지대에 자리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간을 거슬러 삼국시대 접경지대였던 충북이 생존 전략으로 일찌감치 완충자 역할을 터득했을 거란 역사적 해석도 나온다.
약한 지역색을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는 “충북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고 이번 대선에서도 그랬다”며 “영남이나 호남과 달리 지역 정당이 없다 보니 표 쏠림 없이 그때그때 민심을 표출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청와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라고 말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직에 ‘0순위’로 하마평에 오르던 장 의원의 임명을 윤 당선인이 직접 구두로 밝힌 것이다. 장 의원은 권성동 의원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며 대표적인 윤 당선인의 당내 측근으로 분류돼 왔는데, 윤 당선인의 ‘1호’ 인사로 낙점된 것이다.
권성동·장제원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그를 국민의힘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윤 당선인이 ‘제3지대’ 행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당시, 윤 당선인과 연락을 취하며 관계를 쌓았고, 지난해 6월 말 윤 당선인의 정치 참여 선언에 당내 의원들을 대동한 것도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과 이들의 주도로 이뤄졌다.
권 의원과 장 의원은 지난해 7월 중순 윤 당선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찾아 입당을 비롯한 대권 도전 계획을 설명한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윤 당선인의 자택을 드나들며 선거 관련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들에게 손수 라면을 끓여줄 만큼 신뢰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권 의원은 윤 후보의 당내 경선 캠프에서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고, 장 의원은 상황실장을 맡으면서 윤 후보의 경선 승리를 이끌었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이 당의 최종 후보로 선출됐을 당시 ‘1호 인사’ 대상이었다. 당시 윤 당선인은 권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는데, 후보 선출 이후 사흘 만이었다. 당시 장 의원도 후보 비서실장 하마평에 올랐으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비토로 권 의원이 낙점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두 사람은 당내 경선 과정부터 당선 직전까지 ‘윤핵관’으로 지목되면서 견제에 시달렸다. 결국 장 의원은 경선 도중 캠프 직책에서 물러났고, 권 의원은 본선 도중 선대위에서 하차했지만, 물밑에서 윤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분주히 뛰었다. 권 의원은 지난 1월 당 선대위 해체 당시 윤 당선인 자택에서 심야까지 머물렀던 것이 포착되기도 했고, 장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두 사람이 당선 이후에도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한홍 의원도 이들과 함께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서울시 공무원이던 그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인수위 인선 등 인사 관련 실무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경선에서는 윤 당선인 캠프 상황부실장을 맡았고, 본선에서는 윤 후보의 TV토론 준비를 총괄했다. 윤 의원과 유사하게 서울시와 청와대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한 서일준 의원은 본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다.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들은 모두 ‘친이(이명박)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선인의 핵심 세력이 친이계인 탓에 윤 당선인의 선대본부에는 친이계 인사가 다수 포진했다. 김은혜 공보단장, 박정하 공보수석부단장, 이상휘 비서실 기획팀장, 김용위 사진·영상 미디어팀장, 박건찬 경호실장 등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활동한 인사들이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 수석도 윤 후보 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윤 당선인이 선대위를 해체한 이후 선거대책본부를 맡아 선거를 이끈 권영세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등 선대본 관계자들도 새로운 실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권 본부장은 윤 당선인의 입당 당시에도 당의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끈 뒤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위에서도 부위원장을 맡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과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새로운 윤핵관’으로 꼽힌다. 이 부총장은 윤 당선인 입당 직후인 지난해 8월 초 경선 캠프에 합류했다.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 등 ‘원조 윤핵관’들이 캠프 공식 직책에서 물러나자 그 자리를 대신해 다양한 업무를 맡아 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이준석 당대표, 홍준표 의원 등과 갈등을 빚을 때 물밑 조정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윤 당선인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이 수석대변인은, 경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으로 내정되기도 했지만 경선 기간 비서실을 두지 않겠다는 당선인의 뜻에 따라 무산되기도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당의 후보로 선출된 직후 경선 때부터 대변인 역할을 하던 김병민 대변인과 함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선대위 해체 이후 상황실장을 맡은 윤재옥 의원도 선대본부에 간이침대를 가져다 놓고 실시간으로 선거 상황을 확인하는 역할을 했고, 상황실 산하의 박민식 전략기획실장은 경선 당시부터 윤 당선인을 보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분야에서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주도적으로 힘써왔고, 후보 비서실에 강석훈 정무실장, 김현숙 정책메시지 팀장 등은 상황실 산하에서 정책본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후보의 정책 메시지를 이끌었다. 김동조 후보 메시지 실장 등은 선대위 개편 이후 윤 후보의 ‘단문 메시지’ 등의 전략을 통해 젊은 층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선거기간 윤 당선인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 수행단도 있다. 전주혜·김병민·김기흥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지역 유세 일정 대부분을 동행했다. 이만희 수행단장, 이용 수행실장은 윤 당선인의 모든 공식 일정을 함께하며 그림자처럼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이용 실장은 윤 당선인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윤 당선인의 일정부터 복장, 메시지 자료 등을 모두 챙긴 것으로도 전해졌다. 윤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보좌는 최지현 대변인이 담당했다. 양금희 여성본부장도 김 대표 활동에 대한 정무적 조언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두아 대변인도 김 대표 보좌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지낸 만큼 윤 당선인의 법조 인맥도 당선 이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윤핵관으로 분류된 권성동·원희룡·권영세 등도 검찰 출신이고, 정점식·유상범 의원은 윤 당선인과 함께 검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선대본부에서 각각 네거티브검증단장,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민주당의 네거티브 방어를 도맡았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도 주요 우군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출신인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윤 당선인에게 스스럼없이 조언할 수 있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차장검사 출신인 이완규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징계 소송의 법률 대리인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던 부장검사 출신 주진우 변호사는 선거 조직 밖에서 윤 당선인을 지원했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당선인과 서울 대광초-서울대 법대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아들이기도 한 이 교수는 윤 당선인의 정치 입문 초기, 정계와 학계 인사를 윤 당선인에 소개했다. 윤 당선인과 초등학교 동창인 외교부 2차관 출신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선대본부의 외교·안보 자문 및 정책 수립 등에 기여했다. 김 교수는 이날 윤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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