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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자원전쟁' 서막 되나…에너지ETF 올해 들어 29% 급등 전쟁 두렵지 않은 북진개미들..러 주가지수 2배ETF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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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서방 경제 제재에
러 RTS 하루만에 50% 급락
지수 2배 추종 상품 돈몰리며
순매수액 침공이후 13배 급증
100달러 돌파 유가엔 하락베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석유, 가스 등 에너지주 가격이 급등세다.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가 자원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 대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점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상향한 원유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 (15,080원 325 -2.1%)는 올초부터 28.91% 올랐는데 지난 24일에만 5.41%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선물Enhanced(H) (4,515원 105 -2.3%)도 올들어 28.51% 급등했다.
원유뿐 아니라 가스 관련주도 상승세다. KRX유틸리티 지수는 전일 4% 가량 상승해 마감했다. 이날 전체 KRX 지수가 하락했지만 이 지수는 상승했다. 한국가스공사, 삼천리 등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글로벌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유럽은 지리적 이점으로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 과거에 비해 천연가스 공급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가 천연가스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또 원유, 셰일 오일, LNG 등 석유 관련 광물 생산 비중도 세계 12.6%, 미국에 이어 2위다. 최근 이란의 핵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란의 일일 원유 생산량(252만 배럴)이 러시아 생산량(110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러시아 수출 감소분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이번 분쟁 이전에도 글로벌 천연가스, 원유 수급 상황은 좋지 않았다.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해 왔다. 이에 더해 러-우 사태가 원자재 수급을 추가로 악화시킬 경우 가격 상승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 서방의 제재가 금융 시스템 등에 한정되며 소극적이지만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 달러의 사용 차단, 에너지 원자재 수출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천연가스와 유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일 경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 주권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기저에는 러시아 부활을 경계하려는 심리가 있다는 점 또한 이번 갈등의 장기화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전 연구원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의 이면에는 정치적인 목적도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 대비 낮아진 지지율을 끌어올려 장기집권 체제를 견고하게 유지하려 할 공산이 크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수출은 호조를 지속하고 있고 외환보유고 및 부채로 본 건전성도 양호해졌다"며 "높아진 재정 건전성, 수출 호조는 해외 제재 영향에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이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이 단기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러, 우크라이나 침공 / 저점매수 기회잡는 개미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진 지난 24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러시아 증시 지수(RTSI)를 추종하는 선물인 RTS의 흐름이 핫이슈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포고 및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서 개장 전부터 지수 선물이 30%대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보통 개장 전 지수 선물이 하락할 경우 개장과 동시에 해당 선물이 추종하는 지수 또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RTSI는 개장과 동시에 50%가량 급락했다. 한국이나 미국으로 치면 유가증권 시장(코스피)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단 하루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대러시아 제재를 본격화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후였다.

이처럼 러시아 증시가 공포에 빠지자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러시아 지수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바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2배 ETF(RUSL)'로 MVIS 러시아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MVIS 러시아 지수는 러시아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이거나 매출의 50% 이상이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기업들로 구성돼 사실상 러시아 지수의 흐름과 방향을 같이한다. 러시아 증시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급락했고 전면전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하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모습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RUSL 순매수 금액은 23일 2억원에서 24일 27억원으로 하루 만에 무려 13.5배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학개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의 수요도 높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RUSL의 거래량은 1791만주로 전 거래일 대비 975% 급증했다.

이날 RUSL을 장 초반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RUSL의 24일 종가는 8.7달러로 시초가(7.1달러) 대비 22.5% 올랐다. 일부 국내 주식 커뮤니티에선 "장 시작과 동시에 매수했더니 10% 이상 수익이 났다"는 인증 글도 올라왔다.

국내에서도 러시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KINDEX 러시아 MSCI' ETF에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23~25일 23%나 하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06억원 순매수했다. 25일 하루 거래량만 전 거래일 대비 831% 급등했다. 그럼에도 이날 기준 이 ETF의 추정 기준가 대비 괴리율은 20~30% 범위로 매우 고평가된 상태였다. 괴리율이 20%라는 건 실제 해당 ETF가 추종하는 지수(종목)의 가격보다 20% 비싼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변동성이 큰 데다 한국과 러시아 시장 간 거래 가능 시간의 차이로 가격 괴리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도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년 만에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전쟁 리스크를 선반영한 유가가 천장을 찍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23~25일 개인투자자들은 유가가 하락하면 주가가 오르도록 설계된 'TIGER 원유선물인버스' ETF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ETF를 각각 101억원, 40억원 순매수했다. 유가 지수를 거꾸로 2배 추적해 위험도가 더 높은 2배 인버스 ETN(상장지수증권)에도 순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과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을 각각 53억원, 25억원어치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원유 관련 레버리지 상품의 '숨겨진 비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선물을 롤 오버(만기 전 월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수수료도 일반 상품에 비해 비싸다.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손실이 누적되는 '음의 복리효과'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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