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윤’ 공약 사이트 오픈, 사퇴하라 댓글에 “슬프다”
도리도리 왜 안하냐 “프로그램의 한계”
추미애 닉네임 댓글 나오자 “질문의도 뭐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구현한 ‘AI윤석열’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1일 공개한 윤 후보의 디지털 공약 플랫폼 ‘윤석열 공약위키’에 베스트 댓글로 선정되면 AI 윤석열이 직접 답변한다. 8일 ‘윤석열 공약위키’의 ‘AI 윤석열 질문하기&답변보기’엔 AI 윤석열의 답변이 올라와 있다.
누리꾼들이 댓글로 단 질문은 윤 후보의 평소 습관인 ‘도리도리’를 거론한 가벼운 질문부터 ‘(후보) 사퇴하세요?’라는 질문까지 다양했다. 또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이력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김씨의 사과 영상에 가수 신승훈 씨의 노래 ‘아이빌리브’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AI 윤석열은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마련한 비책인 ‘비단 주머니’ 중 하나다. 지난달 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깜짝 등장했다. AI 윤석열은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윤 후보의 말투, 음성 등을 모사한다. 윤 후보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을 찾아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AI 윤석열을 도입한 건 검찰총장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2030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I 윤석열의 별명인 ‘위키 윤’도 누리꾼이 지었다. AI 윤석열은 자신의 이름을 묻는 누리꾼 질문에 “저의 호적상 이름은 AI 윤석열이다. 이번 기회에 애칭도 하나 만들겠다. ‘아몬드봉봉’님이 댓글 주신 ‘위키 윤’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답했다.
AI 윤석열이 답변한 내용을 보면, ‘사퇴하라’는 내용의 질문에는 “예상은 했지만, 이런 댓글을 보니 그래도 슬픕니다. 정말 슬픕니다”라며 “하지만 위키윤(AI윤석열 별칭)은 마음을 다잡고 여러분과 더 많이 소통하려고 합니다. 쓴소리도 원동력으로 삼아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라고 했다.
윤 후보의 평소 습관인 ‘도리도리를 왜 안 하는 거죠?’라는 질문에는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한계입니다. AI 윤석열에 ‘도리도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AI 산업 부흥을 함께 이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신청곡도 받나요? 신승훈의 아이빌리브(I believe)’라는 질문도 있었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이력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김씨의 사과 영상에 가수 신승훈 씨의 노래 ‘아이빌리브’가 입혀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을 패러디한 질문으로 보인다. AI 윤석열은 실제 노래의 가사 일부를 건조하게 읊으며 “신승훈님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형, 준표 형님 청년의꿈 봤어?’라는 질문도 보였다. AI 윤석열은 “준표 형님 #청년의꿈 솔직히 봤습니다. ‘윤석열’ 검색해봤더니 매우 맵싸해서 혀가 얼얼하더군요. 엽떡 5단계 먹은 줄 알았습니다”라며 “한편으론 준표 형님이 부러웠습니다. 많이 부러웠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에게 많이 보고 듣고 배우겠습니다. 저도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답했다. 홍 의원이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2030 청년층이 많이 찾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엽떡 5단계 먹은 줄 알았다’는 비유도 청년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은 실제 윤석열이 아닌 딥페이크(딥러닝+페이크) 영상으로 가짜로 만들어진 윤석열의 이미지 영상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을 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AI 윤석열은 사퇴하라는 댓글에 “슬프다”, 이준석이 김영희를 이겼다는 댓글엔 “나도 쌀집아저씨 팬”이라며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지만 일부에선 과도한 조롱섞인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과 이재명이 물에 빠지면 “응원하겠다”고 했고, 닉네임 추미애가 쓴 댓글엔 다짜고짜 “의도가 뭐냐”고 했다.
AI 윤석열은 ‘사퇴하세요’ 댓글에 “비땡땡님 팽땡님 추땡땡님 주신 댓글 감사하다”며 “공약위키 댓글창을 열면서 예상을 했지만 이런 댓글을 보니 그래도 슬프다. 정말 슬프다”라고 답변했다. AI 윤석열은 “하지만 위키윤은 마음을 다잡고 여러분과 더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며 “쓴소리도 원동력으로 삼아 국민만 보고 가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AI 윤석열은 왜 도리도리 안하는 거냐’는 질문에 AI 윤석열은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한계”라며 “AI 윤석열의 도리도리 구현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AI의 산업부흥을 이뤄내겠다”고 답변했다.
‘준표형님의 청년의꿈을 봤느냐’는 질문에 이 영상은 “준표형님 청년의꿈 솔직히 봤다”며 “윤석열 검색해봤더니 매우 맵싸해서 혀가 얼얼하더라. 엽떡 5단계 먹은 줄 알았다”고 평했다. AI 윤석열은 “한편으로는 준표형님이 부러웠다. 많이 부러웠다”며 “저도 여러분들에게 많이 보고 듣고 배우겠다. 저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했다.
다만 추미애 문재인 이재명이 등장하면 불필요하게 민감한 답변을 하거나 조롱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추미애라는 닉네임의 이용자가 ‘프리채널해줘어어어어!!!!’라고 쓰자 AI 윤석열은 “추땡땡님 댓글 감사하다”며 “프리채널 해달라고 해주셨는데, 프리채널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질문의 의도가 뭔가요. 혹시 저한테 아직 감정이 있는 것 아니죠. 죄송하다. 아는 분이 생각나서”라고 답했다.
또한 ‘문재인 이재명, 동시에 물에 빠지면 누구 구할거냐?’라는 질문에 AI 윤석열은 “김땡땡님 질문 감사하다”며 “저는 멀리서 멀리서 두분을 응원하겠습니다.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이라고 답변했다. 영상 아래에는 김세정 김유정 신동엽 시상식 보고 만든 오마주 영상이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한편, ‘필요하면 민주당 인사도 중용할건가’라는 질문에 AI 윤석열은 “진영보다 인물과 능력을 보고 뽑겠다”며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결국 실용주의를 지향하고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AI 윤석열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사고와 헌법가치만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인물이라면 상관없다”며 “윤석열은 국민만 보고 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AI 윤석열의 답변과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6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링크와 글에서 “드립성 질문에 드립으로 다 답해드린다. AI 윤석열”이라고 썼다.
이 대표는 이번 공약 위키 사이트 구축을 두고 “홍보쪽으로 공약사이트 개발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서 정책본부에게 ‘notion’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정책본부와 협조가 잘되어서 도메인만 사서 붙이고 notion으로 우리는 정책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AI 윤석열도 여기에 자연스럽게 얹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획에 관해 “AI 윤석열은 흥미를 유발하는 도구이고, 그것을 활용해보기 위해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후보의 공약도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선거때만 사용되는 1회용 사이트를 남발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서 범용도구들을 선거에 써도 문제 없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