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협업 스니커즈 추첨 진행
수령 전 '당첨 문자'만으로도 거래
마이클 조던 농구화, 17억원 낙찰
3일 오전 '권도 1 피스마이너스원' 발매
발매 직후 중고 거래 왕성…22만원→60만원 시세 형성
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한 스니커즈 '나이키 퀀도1'의 리셀(재판매) 가격이 발매 직후 3배까지 뛰었다. 뽑기 방식인 래플(Raffle) 형태로 한정 수량만 풀린데다가, 배우 류준열과 혜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한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관심을 끈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3일 오전 10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퀀도1 드로우를 진행했다.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퀀도1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퀀도1은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나이키가 협업한 세 번째 운동화다. 시중에 몇 컬레가 풀리는지는 비공개다. 다만 추첨에 참여한 인원 수가 발매 수량을 넘어서면서 벌써부터 리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이날 퀀도1(250)은 55만 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발매가(21만 9,000원)보다 151% 뛴 금액이다. 스니커즈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일부 사이즈 호가가 발매가의 2배인 60만 원까지 뛰었다. 실제 운동화를 받기까지는 2~3일이 소요되는데, 당첨 내역만으로도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피스마이너스원에서 먼저 풀린 퀀도1 추첨 물량도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리셀 플랫폼 관계자는 "사이즈만 맞으면 운동화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도 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다만 수령이 시작되면 리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퀀도1은 한국의 대표 스포츠 '태권도'와 지드래곤의 본명 '권지용',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가죽으로 된 운동화 갑피는 축구화 티엠포와 클래식한 골프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피스마이너스원의 상징인 데이지 자수가 디자인됐다.
지드래곤이 나이키와 협업한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1월과 지난해 11월 두 차례 출시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도 현재 발매가(21만 9,000원)보다 4배 이상 뛴 80만~9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드래곤이 지인들에게 나눠줄 'FAF'(Family and Friends)용으로 70켤레만 제작한 나이키 '에어포스1'은 미개봉 상품이 2,000만 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해 웃돈을 얹어 되파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행이다. 전설적인 프로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직접 신고 뛰었던 '1984년 나이키 에어십 운동화'는 지난달 소더비 경매에서 147만 2,000달러(약 17억 3,100만원)에 팔렸다.
국내 스니커테크 시장을 잡기위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0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한뒤 올해에만 3곳의 오프라인 리셀 매장을 열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크림은 가입자 100만명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한 '권도1 피마원' 60만원에 판매합니다. 연락 주세요."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세 번째로 협업한 '권도1 피스마이너스원'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매 시작 반나절 만에 3배 가까이 뛰었다. 다만 이 제품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만 구매할 수 있다. 추첨에서 떨어지면 중고거래 사이트에 웃돈을 얹어 구매해야 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날 주요 매장과 나이키 닷컴에서 오전 10시 '권도 1 피스마이너스원'을 발매했다.
권도1이라는 새로운 명칭은 한국의 대표 스포츠인 '태권도'와 지드래곤의 한글 이름 '권지용' 및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 정신의 조화에서 착안한 신발이다.
이 신발은 발매 직후 중고거래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매 1시간도 안 된 시점에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신발을 사고 파는 게시글이 올라올 정도다. 권도1 피스마이너스원의 발매 가격은 21만9000원. 하지만,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60만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발매 직후 가격이 3배가량으로 오른 셈이다.
발매 전부터 스포츠 브랜드 1위인 나이키와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가수 지드래곤과의 협업에 업계가 주목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해 발매한 신발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난 2019년 나이키와 협업 스니커즈를 처음 출시한 해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스니커즈 100켤레의 리셀가가 천정부지로 솟으며 10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했다. 두 번째 협업으로 출시된 '에어 포스 1 파라-노이즈' 출시 당일 3배 이상 가격에 판매된 바 있다.
이처럼 MZ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슈니커테크'(슈즈+재테크)가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가 많은 한정판 신발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시세 차익을 얻으며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도 지난 2019년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을 20억달러(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60억달러(약 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패션 기업들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신사 자회사 '솔드아웃'과 네이버 계열의 '크림' 등 신발 리셀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신발·의류가 발매되면 이를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리셀가가 치솟기 때문에 MZ세대는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 '스니커테크'를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정판 거래를 중계하는 플랫폼까지 생겨날 정도로 리셀 거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